마르크스는 상당히 교조적이고 전투적인 자세로 논쟁을 즐겼으며 자신의 논리와 다른 논리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 마르크스가 프루동에게 함께 하자고 했을때 프루동은 이런 답신을 보내 왔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원한다면, 사회의 법칙에 대해 이 법칙이 전개되는 방식에 대해 그리고 이것을 발견할 최선의 방법에 대해 함께 탐구해 나갑시다. 하지만 제발, 기존의 모든 교조주의를 분쇄한 뒤에는 다시금 민중에게 교의를 주입시키는 일에 빠져들지는 맙시다. (...)저는 모든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자는 당신의 생각에 진심으로 찬동합니다. 선의의 진지한 논쟁을 계속합시다. 세상에 학싱 있고 지혜로운 관용의 모범을 보여줍시다. 하지만-우리가 새로운 운동의 선봉에 섰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새로운 운동의 지도자로 비관용의 선두에 나서지는 맙시다. 새로운 종교의 사도인 체 하지 맙시다. 그것이 비록 논리의 종교, 이성의 종교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모든 반대파를 모으고 격려합시다. 모든 배타주의, 신비주의를 금지합시다. 어떤 문제도 이미 해결된 것으로 치부하지 맙시다. 그리고 비록 토론에 토론을 거듭했다 할지라도 만약 필요하다면 다시 시작합시다. 웅변과 풍자로 말입니다. 이러한 조건에서만 저는 당신의 모임에 즐거이 함께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함께할 수 없습니다!  


세속의 철학자들, 203p


그 이후 사이가 틀어져서 프루동이 <빈곤의 철학(The Philosophy of Poverty)>를 출간하자


마르크스는 <철학의 빈곤(The poverty of Philosophy)>을 내서 풍자했다고 한다


딱히 내용이 있는 건 아니지만 프루동이라는 열정 넘치는 아나키스트가 엿보이는 당찬 문구라 기록해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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